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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매 투자스토리

다섯 번 째 공매투자기 -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빌

by 우리의귀요미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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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잠시 밝혔다시피 광명시 광명동 빌라와 동시에 낙찰된 빌라가 있다. 주된 목적은 광명동 빌라였는데, 남은 투자금 범위에서 도전할 수 있는 물건 중에 낙찰되면 좋고, 안되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최저가에서 100원을 더 써서 단독으로 낙찰받은 빌라고 바로 이 물건이다. 공시가격 1억 이하였고 바로 옆에 수원 KT위즈 야구장과 호수공원이 있는,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서면 호수공원뷰를 즐기게 될 빌라를 발견했던 것이다. 

 

 

 

1. 낙찰 및 대출

시세조사를 위해 네이버부동산에 들어가서 가장 가까운 부동산에 이 빌라를 언급했더니 사장님이 곧바로 공매 때문이냐고 물어오셨다. 어떻게 아셨냐고 하니 본인이 위 빌라를 관리하는 사람이고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문의를 해왔다고 한다. 다 알고 말씀을 해주시니 물어보기가 편했다. 그래서 빌라 내놓으면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고 했더니 1억 4천에서 5천 정도라고 하셨다. 감정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덧붙여 놀라운 정보를 추가로 주셨으니, 위 빌라에 7년 동안 공용관리비가 250만 원 정도 밀려있다는 것이다. 뭔가 험난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 쎈 척하면서, 인수되는 관리비는 최근 3년치에 한정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 집 때문에 같은 빌라 주민들이 너무 피해를 보고 있어서 다 받고 싶다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관리비 250만 원을 내고도 수익이 있을지 검토해보기 위해 다른 부동산에도 문의를 해봤다. 마치 이 집 주인인 것처럼 집을 내놓고 싶다면서 시세를 물었더니, 위 빌라는 주차가 가능해서 1억 5천에서 6천 정도는 가능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집을 판다고 할 경우 보수적으로 답해주는 경향이 있기에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입찰했다. 더구나 누군가에 의해 관리가 되고 있고, 그 관리자가 부동산 사장님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낙찰받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물건지 코앞에 수인분당선과 인동선이 공사중이어서 2~3년 뒤에 더블역세권이 되는 지역이었고, 위 부동산 사장님이 주도하여 재개발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저 사장님 그 지역의 핵인싸셨다. 

 

대출은 광명시 빌라와 묶어서 전체 85%를 받았는데, 실투자금은 서울 은평구 빌라와 광명시 빌라만큼 들어갔다. 감정가의 80% 선에서 낙찰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익이 나는 물건이었으므로 빨리 회수할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2. 명도

낙찰받고 나서 명도협상을 위해 물건지를 방문해서 현관문에 내 연락처를 붙이고 왔으나 며칠 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위 부동산 사장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소유자는 휴대전화가 없는데 몇 달 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고, 소유자 누나의 연락처는 있지만 개인정보라서 알려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위 빌라 등기부에는 인수되지 않는 가등기가 있었는데 그 가등기 명의자가 소유자 누나의 전남편이라고 했다. 예상대로 험난한 물건이었다.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소유자를 만나야 하는데 연락이 되지 않으면 낭패다. 소송을 하려고 해도 일단 송달이 되어야 하는데, 신탁대출이다보니 내 명의로 인도소송을 할 수 없고 신탁사에 별도의 비용을 주고 의뢰해야 한다. 괜히 받았나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소유자 누나의 전남편에게 편지도 써보았으나 회신은 없었다.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다시 위 부동산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소유자가 몇 달 전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것이다. 진작 말씀 좀 해주시지... 근처 경찰서를 찾아가 소유자 이름을 대니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인데 어디에 있는지는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인근 교도소에 가서 소유자 인적사항을 대면 어느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해서 집 근처 교도소에 찾아갔더니 의외로 어렵지 않게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정말 다행이었다. 인터넷으로 면회 예약을 잡고(인적사항은 매각허가결정통지서에 나와 있다) 예약된 날에 찾아갔다. 생각보다 대화가 잘 되고 경우도 아는 사람이었고, 뭔가 좀 바라는 눈치였으나 면회시간이 10분으로 제한되어 있는 탓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명도에 승낙해주었다. 그 대가로 나는 명도를 마치는 대로 영치금 100만 원을 넣어주기로 약속했다.물론 약속을 지켰다. 이번 경험으로 나는 명도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부동산 사장님이 요구하신 250만 원을 150만 원으로 깎은 것까지 하면 명도비로 250만 원을 쓴 셈이다. 

 

3. 수리

명도 승낙을 받고 물건지를 찾아가 관리인 사장님한테 현관비밀번호를 알아내 문을 열었다. 집 내부는 그냥 쓰레기장이었다. 수리비보다 폐기물처리비가 더 들어갈 것 같은 상태를 보고 잠시 망연자실하였으나, 샷시와 도배 및 타일상태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명도비가 많이 나간 만큼 수리비를 절약하고 싶었다. 그래서 견적을 내보았으나 전부 1000만 원 이상이었다. 궁리 끝에 인테리어업을 오랫 동안 해오신 아빠 도움을 받아볼까 해서 여쭤보았더니 아빠도 돈 안 주면 안해준다고 해서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꿀팁 하나를 얻었는데, 그것은 바로 '페인트'였다. 싱크대, 신발장, 샷시, 방문, 현관문, 베란다, 몰딩까지 전부 페인트칠을 통해 새것처럼 리모델링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냈고, 실제로 위 전부를 200만 원에 해결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건 아니었고, 보일러 교체, 폐기물 처리, 화장실 도기 교체, 창문 방범창 설치(1층 이어서 꼭 필요했다) 및 방수용 실리콘 처리, 도배장판 시공, 전등 교체까지 포함하면 다 해서 700만 원에 해결했다. 그래도 어딘가. 이런 경험들이 하나씩 생길 때마다 그 자체로 부자가 되는 느낌이라 뿌듯하고 감사하다. 

 

4. 전세 셋팅

수리하는 과정에서 페인트 사장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위 부동산 사장님이 우리 빌라 근처에 있는 빌라를 최근에 사서 수리를 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이 지역이 재개발이나 지하철 개통과 같은 호재들이 많아 위 부동산 사장님도 추가로 투자를 하신 걸로 안다면서 이 집 정말 잘 사셨다는 덕담을 페인트 사장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동안 후회도 하고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위 덕담 하나로 모든 시름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더 다행인 소식은 위 빌라의 공시가격에 126%를 해보니 1억 1,000만 원이 조금 넘었고, 위 금액으로 전세를 맡추면 투자금이 거의 다 회수되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리를 마치기도 전에 위 부동산 사장님이 전세 들어오고 싶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주셨다. 위 사장님 말씀도 거래가 뜸한 지금 팔면 너무 아까우니 임대 맞추고 보유하다가 천천히 팔아서 더 큰 수익 내라는 것이어서 기다리고 있던 전세세입자와 곧바로 계약을 하고 20일만에 전세금 잔금도 모두 받았다. 대출도 모두 변제해서 이자나갈 걱정도 없고, 이제 지하철 개통만 기다리면 될 것 같다. 고진감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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